때론 현실이 더 잔혹하다.

9세 여아 성폭행 사건 내막

왓치맨에 나오는 인물 중 하나인 로어쉐크는 반미치광이이다. 모든 범죄를 살인으로, 폭력으로 해결하는 이른바 정의에 미친 놈이

다. 그런 로어쉐크가 미쳐버린 이유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계기가 된 것은

한 아이를 강간하고 살해한 후에 자기가 키우던 개에게 뼈다귀를 던져 준 살인마 때문이다. 로어쉐크는 그 살인마를 잔혹하게 살해

한다.


왓치맨을 읽었을 땐 이런 일은 만화에서나, 허구속에서나 존재하는 줄 알았다.

유달리 로어쉐크가 생각나는 밤이다.



by 산불 | 2009/09/28 21:55 | 트랙백 | 덧글(0)

샌드맨

반 년정도에 걸쳐서 샌드맨을 다 읽었다. 올 초 부터 시공사에서 발매해서 얼마 전에 10권까지 완간을 낸 건 이제서야 다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기 전부터 언젠가는 감상을 써야지 써야지 하다 이렇게 한 작품의 끝까지 다 읽고 나서야 나름의 정리를 하게 되는군. 근데 샌드맨이 뭐냐고?

샌드맨은 스타더스트, 코랄린, 미국의 신들(한국에 출간된 이름으로는 신들의 전쟁)같은 작품들을 썼고 영화 베어울프의 각본을 담당하기도 한 작가 닐 게이먼이 89년 연재를 시작(나랑 나이가 같다...)해서 96년까지 장장 7년에 이르러 75이슈 동안 연재한 만화책이다. 제목 그대로 주인공은 샌드맨인데 스파이더맨에서 나온



이 아저씨가 아니고
                                                                                   dc의 히어로인 이 아저씨도 아닌





이리 창백하게 생긴 애가 주인공이다. (사실 나도 처음 샌드맨이 출간된다고 했을 때 ?? 아니 스파이더맨에서 악당으로 나오는 그 모래아저씨가 주인공이란 말야??? 근데 작가가 닐 게이먼이네? 이 부조화는 뭔가여? 했었다) 주인공은 신들보다도 오래되고 신들보다도 강력한 존재들인 '영원(endless)' 중 한 명으로서 모든 존재들의 꿈을 관장하는 존재이다. 한마디로 꿈.(작중에서는 그냥 꿈이라고도 부르고 그리스신화의 꿈의 신의 이름을 따 모르페우스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샌드맨은 이 꿈과 그의 가족들은 영원들을 주인공으로해서 죽음의 힘을 얻으려는 오컬트집단과 그들에게 사로잡힌 꿈의 이야기, 지옥의 소유권에 대한 분쟁, 연쇄살인마의 집회, 세익스피어의 공연, 나니아 연대기를 연상시키는 위기에 처한 꿈 속 환상의 세계를 구하기 위한 모험, 그리고 떠나간 형제를 찾기 위한 여정에서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단편집까지.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소 음침하면서도 환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샌드맨에서 독특한 점에 하나는 스토리를 쓰는 닐 게이먼은 변함이 없지만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들은 각 권마다 달라진다는 점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 개별적인 완결성을 가진 각각의 이야기에 어울리게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날카롭게 그려진 것들이 샌드맨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달까.(물론 대부분은 미국식 그림체에 익숙하지 않은 내 눈에는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쨌건 이런 걸작을 읽는 건  큰 기쁨이었고 좋은 작품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더 이상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크다. 아직 번외편들이 몇 개 남기는 했지만 출간은 해줄련지. 부족하지만 한 권 한 권 나름 정리를 해놔야 오래 간직할 수 있지는 않을까.

















by 산불 | 2009/09/26 05:47 | 만화 | 트랙백 | 덧글(0)

813의 비밀

어찌저찌 옛 기억을 되살리려 읽었던 뤼팽 시리즈도 어느 덧 4번째 권이다. 남아있는 권수들은 생각하면 얼마 되지 않은 분량이지
만 그래도 한 손을 채울만한 정도의 양을 읽다 보니 사실 좀 지치는 것 같다.  작품들이 어느 정도 유사한 내용들이많아서 질리기도 하고. 살작 쉬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읽은 813의 비밀은 이전에 읽었던 작품들과는 다른 점들이 많다.도둑이기는 하지만 어쨌건 사람을 헤치거나 남을 위협하기보다는 뛰어난 머리를 이용한 속임수나 치밀한 계획으로 뒤통수를 치는 범죄를 많이 저지르곤 했는데 813에서는 처음부터 대놓고 칼들고 위협하다니?!  게다가 본래 도둑이라는 직업에 걸맞게 적수들은 경찰,탐정 등 굳이 말하자면 법의 수호자 였다면 813에서는 밥먹듯이 사람을 죽이는 범죄자가 악당! 또 지나치게 현실적이다고 해야할까나 이전 작품들, 특히 기암성에선 기암성이라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상적인 권력 내지는 보물이 주소재였지만 이번 작품에선 독일의 영지라는 현실냄새를 아주 풀풀 풍기는 보물이 작품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렇듯 색다른 부분이 많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그리 맘에 드는 작품은 아니었다. 일단 작품에 나온 트릭이 제목이 무색할만큼 별 감동도 재미도 없고 잘 수긍이 가지 않는 반전 등등. 다만 드라마는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거 하나만으로 보기에는 작품이 너무 길지 않나.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by 산불 | 2009/08/16 03:26 | | 트랙백 | 덧글(0)

영원한 전쟁

   스타십 트루퍼스가 출간되고 나서 20여 년쯤 지나서야 출간된 스타십 트루퍼스에 대한 패러디(라고 해야할까 오마쥬라고 해야할까)격인 영원한 전쟁은 첫 장면에서부터 스타십 트루퍼스의 한 장면과 아주 유사하다. 스타십 트루퍼스에서 리코가 훈련받는 도중에 헨드릭이라는 한 불쌍한 친구가  짐 상사에게 '총과 강화복이 판치는 전쟁에서 나이프로 적의 목을 따는 일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나' 투정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원한 전쟁에서는 첫 부분부터 '소리없이 사람을 죽이는 여덟 가지 방법'을 배운다. 하지만 어조는 정반대이다. 스타십 트루퍼스에선 그 어떠한 상황(총이 없으면 칼로, 칼이 없으면 손으로)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군대의 철두철미함을 강조한다. 영원한 전쟁에선 실제로는 써먹을 수도 없는 것들을 억지로 가르치는 군대의 삽질을 보여준다. 대충 이정도면 영원한 전쟁이 무슨 내용인지 대충 감이 오지 않나?

 굳이 쓰여진 시기를 따지자면 스타십 트루퍼스는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후, 영원한 전쟁은 베트남 전쟁 후. 그렇지만 스타십 트루퍼스에서 그 두 전쟁의 영향이 그리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있다면 공산주의를 연상시키는 거미들과 지겨운 공산주의 비판 설교) 영원한 전쟁에서는 베트남 전쟁의 향이 진하게 남아 있다. 일단 작품의 배경내에서 마지막으로 벌어진 전쟁이 베트남 전쟁이라는 점, 주인공의 부모님이 한 때 히피였다는 것 등등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첫 전투의 배경이 열대 지방을 연상시키는 외계의 행성이라는 것과 최면에 의해 일방적으로 벌어진 학살, 그리고 그로 인해서 일반 사병들이 망가지는 모습들은 두 말 할 것이 없다.

 사실 이 정도에서 그쳤더라면 그다지 좋은 소설은 아니었겠지만 만델라 하사-소위-소령등으로 주인공이 진급함과 동시에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밑밥으로 깔아 두었던 콜랩서 점프라는 다분히 sf적인 소재로 한 차원 높은 수준에 이른다. (소재는 전혀 다르지만 비슷한 내용을 젤라즈니의 단편 '폭풍의 순간'에서 본 것 같은데 이 소설은 사회의 변화보다는 그 시간을 잃어버린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종의 블랙홀이라고 할 수 있는 콜렙서를 돌입하면 엄청난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데 그 거리만큼의 시간마저 건너 뛰어버리게 되는 그런 개념인데 이로 인한 시간 왜곡으로 수백수천 년에 달하는 기간동안의 기술의 진보와 사회 변화 등을 멋들어지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끝으로 훈훈한 결말까지.

 영원한 전쟁에서는 스타십 트루퍼스처럼 무엇이 좋은 것인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영원한 전쟁의 세계는 디스토피아에다가 주인공 만델라는 리코처럼 영웅도 되지 못한 그저 운이 좋은 한 개인일 뿐이다. 하지만 그런 점 때문에 스타십 트루퍼스보단 영원한 전쟁이 여러모로 더 마음에 든다.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by 산불 | 2009/07/25 03:44 | | 트랙백 | 덧글(0)

스타십 트루퍼스

 흐음 글쎄 스타십 트루퍼스라는 작품에 관해서 알게 된 건 어렸을 적 사서보던 게임 잡지에서 나눠주던 데모 게임으로 시작해서 케

이블 티비에서 해주던 영화, 그리고 이렇게 소설로 까지. 거꾸로 접해왔다고 해야할까.

처음 스타십 트루퍼스를 읽었을 때 혹은 읽기 시작했을 때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읽을 순 없었다. 일단

'로버트 하인라인의 처녀작 "제 6열"에서.... 아메리카의 가장 휼룡한 지성들은 로키산맥에 숨어서 '몽골혈통'은 파괴하지만 다른 혈
통은 전혀 건드리지 않는 광선을 창조한다.....아시아인들에게는 즉각적인 죽음을 의미한다' -'십자군이야기'에서 인용한  '폭격의
역사' 구절.

때문도 있고 '극우적;이니 어쩌니 하는 말을( 애초에 책 뒷면에 '파시스트들의 유토피아' 어쩌고 적혀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안들을래야 안들을수가 없었고 한국전쟁이 모티브니 뭐니 하는 소리도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쪽으로 삐뚤어진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본격 SF물일 거라는 나의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의 1/3은 SF와는 아무 관련 없는 군대에서 훈련, 1/3는 특유의 정치체제 찬양과 강화복에 대한 썰, 그리고 나머지는 기대했던 벌레와의 전쟁.

사실 스타십 트루퍼스에서 제일 재미있게 본 부분은 예상과는 달리 앞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평범한 청년이 군대에서 가서 군인으로 성장하는 부분이었다. 나 자신은 공익이지만 어쨌건 한국의 남자로서 군대에 대해 가지는 미묘한 감정때문일까나. 아무튼 현실감(가본 적은 없지만서도)넘치면서도 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 어떤 이상적인 군대 묘사장면과 거기에 적응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묘하게 감정이입이 잘되었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 눈길이 갔던 건 역시 강화복. 책이 출간된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여타 sf에서도 이 강화복에 영향을 받은 물건들을 많이 볼 수 있었기때문에 친숙하기도 했고 굉장히 현실감 있고 풍부하게 묘사해 놓아서 영화에서 이런 멋진 소재를 왜 그리지 않았는지 의아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다만 읽으면서 심히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은 전체적으로 다른 부분과 잘 조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정치부분이었다.. 그나마 그럭저럭 sf라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건(공감할 순 없지만) 지구인들이 식민지화한 생츄어리가 나오는 부분(방사능 부재=경쟁의 부재= 젖ㅋ망). 나머지는 공감도 안가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시망.

1년여만에 다시 읽은 느낌으론 음, 글쎄 확실히 재미도 있고 마지막 장면도 괜찮은데 왜 무리하게 정치장면을 구겨 넣었을까 하는 아쉬움정도?. 아무튼 재미있게 읽었으면 된거지 뭐.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

by 산불 | 2009/07/06 15:24 |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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